2009년 09월 30일
문득 생각난 군 생활의 추억. 롤플레잉병 -_-
예비군 훈련 다녀와서 옛 추억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전쟁나면 헌병들의 주 업무중 하나인 포로 수용소 관리. 그 훈련을 위해 적군포로 역할로 파견 근무를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냥 포로들 감방에 쑤셔 놓고 수인과 간수가 마주 앉아서 멀뚱거리고 있으면 훈련이 안되는건 당연한 이치.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기 위해, 너는 군화속에 무기를 하나 숨기고 있어라. 너는 내가 신호하면 즉각 일어나서 저쪽 방향으로 달려서 도망가기 시작해라... 등등의 지령을 받은 병사들이 포로 가운데 섞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대에도, 이 훈련을 위해 미국에서 파견 나왔다는 아줌마가 뭔가 역할을 주려 왔습니다. 아줌마의 계급은... 슬쩍 보자 무려 써전 메이저. (원사!) 그녀는 매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상한 단어를 롤플레잉할 병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뭡니까?"
옆에 있던 박식한 카투사인지 미군인지가 통역해 주었습니다.
"간질병이요."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시선은 파견 나온 사람들 중 막내인 이병에게 모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갓 부대에 들어와 곧바로 멋모르고 훈련에 끌려온 이병님은 적응이 안되어 바짝 얼어 있는건 물론에다 나이도 부대에서 제일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시선은 조심스럽게 하나 둘씩, 바로 그 위로 갓 일병을 단 제게 모였습니다. 저는 울면서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첫눈인지 악마의 똥가루인지가 소록소록 내리는 가운데. 자갈밭에서 눈맞으며 줄줄히 엉덩이를 껴안고 앉아 있던 우리들에게 예의 그 원사 아줌마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걸어왔습니다.
"...병?"
"....랄병 누구지?"
"지랄병 누구였냐!"
...지랄병이라 하지마 지랄병이라고!!! 간질병이란 말야!
접니다, 라면서 슬쩍 고개를 대열 옆으로 밀자 원사가 날 보면서 "go." 라고 싸인을 냅니다. 저는 약 1초간 망설였고. 일단 스르륵, 백혈병 걸린 여주인공처럼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자갈밭 위에서 엑소시스트의 그녀처럼 배를 높이 들고 누워 빙글빙글 도는 저를 보며 사람들이 질겁하는 가운데. 당황해서 뛰어온 헌병이 들것에 저를 실었습니다. 실려가며 보니 원사 아줌마가 더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원사 아줌마 대신 삼아 신나게 들것을 발뒤꿈치로 걷어차대는 나를 텐트 안으로 끌고가며 헌병들은 "발작 환자입니다!" 라고 외쳤고 군의관은 "롤플레잉이냐" 고 물었습니다. 헌병은 갑자기 서로 수근거리더니. 제게 고개를 숙이고 물었습니다.
".....저, 연기입니까?"
".....네."
".....잘하시네요."
"......일병이라."
나의 활약에 감명을 받은 원사 아주머니와 선임들은 환호로써 나를 롤플레잉 병에 임명했고.
"자 이제 간수에게 오줌을 끼얹는다."
"......진짜 합니까?!"
"당연히 물로 하지. 제정신이냐."
"자 이제 싸움이 일어난다."
".......이 텐트 안에는 제 선임들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내가 상대할께. ...어? 우와 진짜 친다?!" (막고)
"하라지 않습니까!!"
평생 일용할 스킬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던 롤플레잉 경력 10년차의 아마도 인생 최초최후의 실용.
.......돌이켜보면 군생활 재밌게 하긴 했군요. 제길슨.
전쟁나면 헌병들의 주 업무중 하나인 포로 수용소 관리. 그 훈련을 위해 적군포로 역할로 파견 근무를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냥 포로들 감방에 쑤셔 놓고 수인과 간수가 마주 앉아서 멀뚱거리고 있으면 훈련이 안되는건 당연한 이치.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기 위해, 너는 군화속에 무기를 하나 숨기고 있어라. 너는 내가 신호하면 즉각 일어나서 저쪽 방향으로 달려서 도망가기 시작해라... 등등의 지령을 받은 병사들이 포로 가운데 섞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대에도, 이 훈련을 위해 미국에서 파견 나왔다는 아줌마가 뭔가 역할을 주려 왔습니다. 아줌마의 계급은... 슬쩍 보자 무려 써전 메이저. (원사!) 그녀는 매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상한 단어를 롤플레잉할 병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뭡니까?"
옆에 있던 박식한 카투사인지 미군인지가 통역해 주었습니다.
"간질병이요."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시선은 파견 나온 사람들 중 막내인 이병에게 모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갓 부대에 들어와 곧바로 멋모르고 훈련에 끌려온 이병님은 적응이 안되어 바짝 얼어 있는건 물론에다 나이도 부대에서 제일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시선은 조심스럽게 하나 둘씩, 바로 그 위로 갓 일병을 단 제게 모였습니다. 저는 울면서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첫눈인지 악마의 똥가루인지가 소록소록 내리는 가운데. 자갈밭에서 눈맞으며 줄줄히 엉덩이를 껴안고 앉아 있던 우리들에게 예의 그 원사 아줌마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걸어왔습니다.
"...병?"
"....랄병 누구지?"
"지랄병 누구였냐!"
...지랄병이라 하지마 지랄병이라고!!! 간질병이란 말야!
접니다, 라면서 슬쩍 고개를 대열 옆으로 밀자 원사가 날 보면서 "go." 라고 싸인을 냅니다. 저는 약 1초간 망설였고. 일단 스르륵, 백혈병 걸린 여주인공처럼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자갈밭 위에서 엑소시스트의 그녀처럼 배를 높이 들고 누워 빙글빙글 도는 저를 보며 사람들이 질겁하는 가운데. 당황해서 뛰어온 헌병이 들것에 저를 실었습니다. 실려가며 보니 원사 아줌마가 더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원사 아줌마 대신 삼아 신나게 들것을 발뒤꿈치로 걷어차대는 나를 텐트 안으로 끌고가며 헌병들은 "발작 환자입니다!" 라고 외쳤고 군의관은 "롤플레잉이냐" 고 물었습니다. 헌병은 갑자기 서로 수근거리더니. 제게 고개를 숙이고 물었습니다.
".....저, 연기입니까?"
".....네."
".....잘하시네요."
"......일병이라."
나의 활약에 감명을 받은 원사 아주머니와 선임들은 환호로써 나를 롤플레잉 병에 임명했고.
"자 이제 간수에게 오줌을 끼얹는다."
"......진짜 합니까?!"
"당연히 물로 하지. 제정신이냐."
"자 이제 싸움이 일어난다."
".......이 텐트 안에는 제 선임들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내가 상대할께. ...어? 우와 진짜 친다?!" (막고)
"하라지 않습니까!!"
평생 일용할 스킬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던 롤플레잉 경력 10년차의 아마도 인생 최초최후의 실용.
.......돌이켜보면 군생활 재밌게 하긴 했군요. 제길슨.
# by | 2009/09/30 20:52 | 주저리주저리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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